2A3은 왜 꼭 약해야 하는가? — 병렬구동(Parallel Single-Ended, PSE)과 잊혀진 수평출력관(6BQ6/6CU6)의 재발견
2A3은 싱글 엔디드에서 약 3.5W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300B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2A3를 두 개 병렬로 사용하는 PSE라면 6~8W 정도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6BQ6/6CU6라는 오래된 TV 수평출력관을 함께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2A3은 300B와 함께 싱글 엔디드(Single-Ended) 앰프로 구성했을 때 좋은 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직열삼극관(Directly Heated Triode, DHT)입니다.
특히 2A3 특유의 맑고 투명한 중고역과 자연스러운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저 역시 오래전부터 2A3의 소리를 좋아해 왔습니다.
그런데 2A3를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따라붙는 아쉬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출력입니다.
2A3 한 개를 Class-A 싱글 엔디드(Single-Ended, SE)로 사용하면 대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출력은 약 3.5W 정도입니다. 고감도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이 정도의 출력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스피커까지 생각하면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좁아집니다.
그래서 2A3의 소리를 좋아하다가도 결국 출력 때문에 300B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300B는 싱글 엔디드로도 대략 7~8W 정도의 출력을 얻을 수 있으니 충분히 이해가 되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2A3의 소리가 좋은데, 왜 출력 때문에 300B로 가야 할까?
300B가 싫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300B는 300B대로 훌륭한 진공관이고 오디오 역사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것은 2A3의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2A3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300B 정도의 실용적인 출력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출력을 높이는 첫 번째 방법, Push-Pull
2A3의 출력을 높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푸시풀(Push-Pull) 방식입니다.
보통은 두 개의 출력관이 신호를 나누어 증폭하고, 출력트랜스(Output Transformer)에서 다시 하나의 신호로 합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조금 쉽게 설명하면 한 진공관이 신호 파형의 위쪽을, 다른 진공관이 아래쪽을 담당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Class-A인지 Class-AB인지에 따라 두 관이 동시에 동작하는 영역도 있기 때문에 파형을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어 증폭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다릅니다. 다만 Push-Pull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이런 설명이 가장 쉽습니다.
2A3 두 개를 Push-Pull로 사용하면 상당히 큰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RCA의 오래된 2A3 데이터에서도 두 개의 2A3를 Push-Pull Class-AB1으로 사용했을 때 동작 조건에 따라 약 10W에서 15W 정도의 출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5W의 두 배인 7W보다 더 큰 출력이 나오는 이유는 단순히 진공관을 두 개 사용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Single-Ended Class-A와 Push-Pull Class-AB는 기본적인 동작 방식과 증폭 효율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Push-Pull이 Single-Ended보다 좋은 방식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두 방식은 근본적으로 동작 방식이 다르고, 그에 따라 소리의 성향도 달라집니다.
요즘은 Push-Pull 앰프도 매우 좋은 소리를 냅니다. 설계 기술도 좋아졌고 출력트랜스와 부품의 품질도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2A3나 300B 같은 직열삼극관을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굳이 이 관을 Push-Pull로 사용하기보다는 Single-Ended로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Push-Pull로 10W 이상의 출력을 얻는 것보다는, 2A3의 Single-Ended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력만 조금 더 높이는 쪽이 저에게는 더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PSE가 있다
Single-Ended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병렬 싱글 엔디드(Parallel Single-Ended, PSE)입니다.
두 개의 진공관을 병렬(Parallel)로 연결하여 하나의 큰 출력관처럼 동작시키는 방식입니다.
두 관에 같은 신호를 넣고, 각각의 출력전류를 합쳐 하나의 출력트랜스(Output Transformer)를 구동합니다.
이렇게 하면 2A3 한 개로 약 3.5W였던 출력을 동작 조건에 따라 대략 6~8W 정도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출력은 B전압, 바이어스(Bias), 출력트랜스의 1차 임피던스(Primary Impedance), 그리고 실제 동작점(Operating Point)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이 정도가 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300B Single-Ended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출력 영역과 상당히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300B처럼 만들고 싶은 2A3가 아니라, 2A3의 소리를 유지하면서 출력만 300B 정도까지 얻어보는 것.
저에게는 이것이 2A3 PSE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PSE라고 그냥 두 개를 연결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2A3 두 개를 단순히 병렬로 연결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출력관이 두 개가 되면 흐르는 전류도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에 출력트랜스가 감당해야 하는 직류전류(DC Current)도 커집니다.
전원트랜스(Power Transformer) 역시 더 많은 전류를 공급해야 하고, 전원부(Power Supply)와 초크(Choke)도 그에 맞는 용량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두 관을 병렬로 동작시키는 만큼 두 출력관의 특성이 지나치게 차이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쪽 관에 전류가 많이 흐르고 다른 관에는 적게 흐른다면 병렬로 사용하는 의미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로의 기본 원리는 Single-Ended이지만 앰프 전체로 보면 전원부와 출력트랜스가 더 커지고 강해져야 합니다.
특히 출력트랜스는 중요합니다.
Single-Ended 출력트랜스는 기본적으로 1차 권선에 직류전류가 계속 흐르기 때문에 코어(Core)의 포화를 막기 위해 에어갭(Air Gap)을 둡니다.
PSE에서는 두 관의 전류가 합쳐져 흐르기 때문에 출력트랜스 역시 처음부터 그 전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조금 더 크고 무거운 앰프가 되겠지만 그래도 저는 이 방식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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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자작한 2A3 PSE |
Push-Pull이라는 다른 방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Single-Ended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병렬이라는 것이 2A3와 아주 낯선 것도 아니다
여기서 2A3의 역사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1933년에 등장한 초기 RCA 2A3는 지금 우리가 흔히 보는 구조와 조금 달랐습니다.
초기 2A3는 흔히 Single Plate 2A3라고 부르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후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Double Plate 형태의 2A3가 등장하게 됩니다.
후기형 Double Plate 2A3를 보면 45와 비슷한 두 개의 전극 구조가 하나의 유리관 안에 들어 있고, 내부에서는 이 두 구조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45 두 개를 병렬로 사용하면 2A3와 비슷한 특성이 나온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2A3가 단순히 45 두 개를 하나의 유리관 안에 넣은 진공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초기의 Single Plate 2A3는 구조가 다르고, 후기형 2A3 역시 단순히 45 두 개와 완전히 같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후기형 2A3 자체에 병렬(Parallel)의 개념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A3 PSE를 생각하면서 이것이 전혀 엉뚱하거나 억지스러운 사용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2A3라는 관의 역사와 구조를 생각하면 병렬 사용은 꽤 자연스러운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왜 2A3 PSE는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그래서 저도 한때 2A3 PSE 앰프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어서 여러 제작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PSE 방식의 앰프 자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300B PSE도 있고, 다른 여러 출력관을 병렬로 사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2A3 PSE는 생각했던 것만큼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 음질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더 큰 것 같습니다.
2A3를 좋아하는 분들은 오래된 진공관(Old Tube), 특히 RCA나 Cunningham, Sylvania 같은 미국산 Old Tube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오래된 RCA 진공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상태 좋은 Old 2A3를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격도 많이 올랐고, 좋은 상태의 관은 점점 귀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을 PSE로 사용하려면 한 채널에 두 개씩, 스테레오라면 네 개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가능하면 서로 특성이 비슷한 관을 골라야 하니 단순히 네 개만 구한다고 끝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좋은 NOS 2A3 네 개를 앰프에 꽂아 놓고 매일 몇 시간씩 음악을 듣는 것도 솔직히 조금 신경이 쓰일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도 문득
“이 관을 이제 몇 시간이나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별로 즐겁지는 않습니다.
물론 진공관은 결국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비싼 관일수록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2A3 PSE를 만드는 대신 고감도 스피커를 사용하거나, 아예 출력이 더 큰 300B 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는 2A3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저에게는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저는 300B의 출력을 얻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2A3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2A3를 좋아하는 이유는 3.5W라는 출력 때문이 아니라, 결국 2A3가 들려주는 소리가 좋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2A3 두 개를 PSE로 사용하여 6~8W 정도의 출력을 얻으면 됩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답입니다.
말하자면 제가 원하는 것은
“300B급 출력의 2A3”
입니다.
300B와 같은 소리를 내는 2A3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300B 정도의 실용적인 출력을 가지면서도 2A3 특유의 소리 성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앰프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출력 때문에 굳이 2A3의 장점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2A3 PSE라는 방식에 계속 관심이 갑니다.
그런데 Old 2A3 네 개는 역시 부담스럽다
다시 현실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상태 좋은 RCA 2A3 네 개를 사용해서 PSE 앰프를 만든다면 분명 재미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관의 가격도 문제이고, 나중에 교체할 관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A3와 비슷한 영역에서 동작하면서도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는 Old Tube는 없을까?
여기서 다시 떠오른 것이 6BQ6/6CU6입니다.
6BQ6/6CU6라는 수평출력관
6BQ6/6CU6는 원래 오디오용 출력관이 아닙니다.
TV 수상기의 수평편향 회로(Horizontal Deflection Circuit)에 사용되던 수평출력관(Horizontal Output Tube, Sweep Tube)입니다.
구조적으로도 2A3와 같은 순수 삼극관(Triode)이 아니라 빔 출력관(Beam Power Tube)입니다.
따라서 6BQ6를 그대로 2A3와 같은 진공관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크린 그리드(Screen Grid)를 플레이트(Plate)에 연결하는 3극 접속(Triode Connection)으로 사용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에 대해 이전의 블로그 "2A3와 6BQ6/6CU6 Triode는 얼마나 닮았을까?" 을 참조바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수평출력관을 3극 접속하여 오디오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6BQ6/6CU6 역시 그런 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 관이 아직 Old NOS 상태로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RCA, GE, Sylvania 같은 오래된 미국산 관도 여전히 남아 있고, 2A3와 비교하면 가격 부담도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자작용 출력관으로 생각하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6BQ6는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에게는 이것도 꽤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공관 앰프를 만들었으면 관의 수명을 계속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켜놓고 마음껏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음악을 듣기도 하고, 앰프를 만들고 나면 측정을 위해 오랫동안 전원을 넣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값비싼 NOS 출력관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 자작한 6BQ6/6CU6 PSE |
6BQ6는 그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원래 TV의 수평출력단(Horizontal Output Stage)은 진공관에게 상당히 가혹한 환경입니다.
높은 피크전압(Peak Voltage)을 견뎌야 하고 순간적으로 큰 전류도 흘려야 하기 때문에, 이런 용도로 만들어진 관들은 기본적으로 꽤 튼튼하게 설계되었습니다.
6CU6의 당시 제조사 자료에서도 순간적인 과부하에 대한 내구성(Ruggedness)이나 높은 전원 조건에서의 수명(Long Life)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오디오 앰프에 사용하면 무조건 몇 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진공관의 실제 수명은 플레이트 손실(Plate Dissipation), 전압, 전류, 히터 전압과 같은 실제 동작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정격을 무리하게 넘기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한다면 자작 앰프에서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수명이 다하더라도 교체할 관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이 점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비싼 관을 꽂아 놓고 수명을 걱정하면서 조금씩 듣는 것보다는,
그냥 앰프를 켜놓고 마음껏 음악을 듣는 편이 좋습니다.
직열식 2A3와 간접가열식 6BQ6
두 관에는 또 하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2A3는 직열가열식(Directly Heated)입니다.
필라멘트(Filament) 자체가 전자를 방출하는 캐소드(Cathode)의 역할을 합니다.
2A3의 필라멘트에는 2.5V 전원이 공급되는데, AC 점화(AC Heating)를 사용하면 그 AC 성분도 전자를 방출하는 필라멘트에 직접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2A3 앰프를 만들 때는 험 밸런스(Hum Balance) 볼륨이나 필라멘트 센터탭(Center Tap)을 이용해 험(Hum)이 가장 작아지는 지점을 찾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DC 점화(DC Heating)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것도 직열삼극관 앰프를 만드는 재미 가운데 하나이지만, 자작하는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반면 6BQ6/6CU6는 간접가열식(Indirectly Heated)입니다.
히터(Heater)와 캐소드(Cathode)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히터의 AC 리플(AC Ripple)이 직열관처럼 캐소드에 직접 걸리지는 않습니다.
물론 간접가열식이라고 해서 히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출력에 절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히터와 캐소드 사이의 누설이나 정전용량(Capacitance)을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직열식 2A3에 비하면 히터 험을 다루기가 훨씬 편합니다.
특히 출력관을 두 개씩 사용하는 PSE에서는 이런 차이가 실제 자작 과정에서 꽤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비교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나 해보았습니다.
현재 상태 좋은 RCA 2A3 NOS는 가격이 상당히 높고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반면 RCA 6BQ6/6CU6 NOS는 아직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해볼 수 있습니다.
현대에 생산된 2A3와 오래된 RCA 6BQ6를 비교하면 어느 쪽에서 과거 RCA 진공관의 느낌을 더 받을 수 있을까?
물론 이 질문에는 객관적인 답이 없습니다.
RCA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RCA 2A3와 같은 소리가 날 수는 없습니다.
구조도 다르고 용도도 다르며 전기적인 특성도 서로 다릅니다.
제조사가 같다고 해서 소리가 같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오디오라는 취미가 항상 데이터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RCA가 진공관을 만들던 시대에 생산된 관이라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기술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약간의 기대와 호기심에 가깝습니다.
같은 파스타라도 오래된 이탈리아 식당에서 먹으면 왠지 조금 더 맛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Old RCA 6BQ6를 가지고 이런 실험을 해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6BQ6가 2A3와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제가 6BQ6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6BQ6는 2A3와 똑같다.”
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두 관은 태어난 목적부터 다릅니다.
2A3는 오디오용 직열삼극관이고, 6BQ6는 TV용 빔 출력관입니다.
다만 6BQ6를 3극 접속(Triode Connection)했을 때 나타나는 특성이 재미있고, 2A3와 비슷한 동작 영역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지 동작점(Q-Point)이 비슷하다고 해서 두 관이 같은 특성을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부저항(Plate Resistance, Rp), 증폭률(Amplification Factor, μ), 상호컨덕턴스(Transconductance, Gm), 플레이트 특성곡선(Plate Characteristics), 왜율(Distortion), 고조파(Harmonics) 등 실제로 비교해야 할 요소는 많습니다.
결국 직접 앰프를 만들어 같은 조건에서 측정하고 들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실 6BQ6가 아니다
글을 여기까지 쓰다 보니 6BQ6 이야기가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인공은 6BQ6가 아닙니다.
결국은 2A3 이야기입니다.
저는 2A3의 소리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2A3를 좋아하면서도 항상 3.5W라는 숫자 때문에 아쉬워해야 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ush-Pull로 사용하면 10W 이상의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Single-Ended의 2A3 소리를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두 개를 PSE로 사용하면 됩니다.
2A3 두 개를 병렬로 사용해서 6~8W 정도를 얻는다면 제가 원하는 방향과 상당히 가까워집니다.
300B 정도의 출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굳이 2A3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Old 2A3 네 개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6BQ6/6CU6 같은 비교적 저렴한 Old Tube를 가지고 부담 없이 PSE를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관의 수명을 너무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음악을 듣다가 수명이 다하면 새 관으로 교체하면 됩니다.
저에게는 이런 자작이 더 재미있습니다.
2A3은 꼭 약해야 하는가?
그래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2A3는 꼭 약해야 하는가?
2A3 한 개를 Single-Ended Class-A로 사용하면 약 3.5W 정도의 출력이 나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꼭 한 개의 2A3만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두 개를 PSE로 사용하면 2A3의 Single-Ended라는 기본적인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300B Single-Ended에 가까운 출력 영역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출력관은 두 배가 필요하고 전원부도 커져야 하며 출력트랜스도 더 큰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비용도 더 들어갑니다.
그래도 저는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2A3의 소리를 포기하지 않고 300B 정도의 출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옆에는 6BQ6 PSE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2A3의 PSE.
다른 하나는 관 가격이나 수명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들을 수 있는 6BQ6 Triode PSE.
두 앰프를 비슷한 조건에서 만들어 놓고 측정도 해보고 직접 들어보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출력은 얼마나 다른지,
주파수 특성(Frequency Response)은 어떻게 다른지,
전체 고조파 왜율(Total Harmonic Distortion, THD)은 어떠한지,
2차 고조파(Second Harmonic)와 3차 고조파(Third Harmonic)는 어떻게 다른지,
험(Hum)은 어느 쪽이 적은지,
그리고 결국 가장 중요한 실제 소리는 얼마나 다른지.
이것은 데이터시트만 보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만들어서 들어봐야 합니다.
어쩌면 2A3는 원래부터 약한 진공관이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2A3 한 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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