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3와 6BQ6/6CU6 Triode는 얼마나 닮았을까? — 같은 회로에서 본 두 출력관


진공관 앰프를 만들다 보면 한 번쯤 2A3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2A3는 오랫동안 오디오용 직열삼극관의 대표적인 출력관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특히 PSE(Parallel Single Ended) 구성은 싱글 앰프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출력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스테레오 PSE를 구성하려면 출력관만 네 개가 필요합니다. 2A3를 네 개 준비하고, 그중 특성이 비슷한 관을 맞추려다 보면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 6BQ6는 본래 TV의 수평출력용으로 만들어진 빔 출력관입니다. 오디오용으로 태어난 관은 아니지만, Screen Grid를 Plate에 연결하는 삼극접속(Triode Connection) 으로 사용하면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줍니다.

나는 몇 년 전 6BQ6 Triode PSE 앰프를 제작했고, 최근에는 다시 2A3 PSE 앰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예전에 2A3와 6BQ6/6CU6를 동일한 SE 회로에서 사용했을 때 기록해 둔 측정값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두 관의 동작점이 상당히 비슷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회로에서의 2A3와 6BQ6/6CU6

당시 두 관은 같은 SE 회로에서 측정했습니다.

공통 조건

  • B전압: 330V
  • 출력트랜스: 3.5kΩ
  • SE 구성
  • 자기바이어스
  • 캐소드 저항: 750Ω

측정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항목 2A3 6BQ6 Triode
B전압 330V 330V
Plate-Cathode Voltage 277V 275V
Grid Bias -48V -50V
Cathode Resistor 750Ω 750Ω
Cathode Current 64mA 66mA
OPT 3.5kΩ 3.5kΩ
※ 여기서 Plate Voltage는 전원부의 B전압이 아니라 플레이트와 캐소드 사이에서 실제 측정한 전압입니다.


생각보다 비슷한 정지 동작점

수치를 나란히 놓고 보면 흥미롭습니다.

Plate-Cathode 전압은 277V와 275V, 바이어스는 -48V와 -50V, 캐소드 전류는 64mA와 66mA​였습니다.

즉,

같은 B전압, 같은 출력트랜스, 같은 캐소드 저항

이라는 조건에서 2A3와 6BQ6 Triode가 상당히 비슷한 정지 동작점(Q-Point) 에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두 관의 특성이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2A3는 처음부터 오디오용으로 만들어진 직열삼극관이고, 6BQ6는 TV 수평출력용 빔 출력관입니다. 구조와 설계 목적부터 전혀 다릅니다.

내부저항(Rp), 증폭률(μ), 상호컨덕턴스(gm), 플레이트 특성곡선 등도 함께 보아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전압과 전류가 비슷하다고 해서 6BQ6를 '2A3 대용관'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다는 사실이 아니라, 전혀 다른 두 관이 같은 회로 안에서 의외로 비슷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4.2와 4.3

여기에 한 가지 눈여겨 보아야할 숫자가 더 있습니다.

RCA가 제시한 2A3의 증폭률(μ)은 4.2입니다.

그리고 6BQ6GTB의 제조사 자료에는 Screen Grid와 Plate를 묶은 Triode Connection에서 증폭률이 4.3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두 수치가 제시된 시험 조건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4.2와 4.3만 놓고 두 관이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관이 삼극접속이라는 조건에서 이런 비슷한 숫자를 보인다는 것은 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내가 과거 같은 회로에서 측정했던 Q-Point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래전의 청감 기억

당시 두 SE 앰프를 번갈아 들어본 적도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계측이나 기록을 남겨 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자료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억으로는 예상했던 것만큼 두 앰프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근거로 두 관의 음질이 같다고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래전의 청감 기억은 어디까지나 기억일 뿐입니다.

오히려 지금 다시 보아도 재미있는 것은 당시에 남겨놓은 실제 전압과 전류의 기록입니다.


내가 6BQ6/6CU6에 관심을 갖는 이유

6BQ6가 2A3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2A3를 대신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2A3는 2A3이고, 6BQ6는 6BQ6입니다.

다만 6BQ6에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원래 오디오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오래된 TV 수평출력관을 삼극접속으로 사용했더니, 같은 SE 회로에서 2A3와 상당히 비슷한 동작점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6BQ6는 비교적 저렴하게 여러 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관 가운데 동작 전류가 비슷한 것을 골라 사용하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출력관을 사용하는 PSE에서는 이런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관은 아니지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기록만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주 단순합니다.

"330V B전압, 3.5kΩ 출력트랜스, 750Ω 캐소드 저항이라는 같은 조건에서 2A3와 6BQ6 Triode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정지 동작점을 보였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것이 두 관의 출력이나 음질이 같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는 오디오용 직열삼극관이고, 다른 하나는 TV 수평출력용 빔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그래서 6BQ6를 볼 때마다 2A3가 떠오릅니다.

6BQ6가 2A3와 같아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두 관이 뜻밖의 지점에서 서로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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